자국을 침략하고 국민을 유린한 이들이 남긴 잔재가, 훗날 국민을 억압하기 위한 정권의 도구로 이용된 사실이 있다. 일본은 조선강점기 경기도 안산의 작은섬 선감도에 '어린이 강제노동 수용소'를 세웠다. 그리고 8세 이상 20세 이하의 어린이 청소년을 강제노역에 동원했다. 해방 후 이곳은 '명랑사회 구성을 위한 갱생교육'이라는 미명하에 전국의 어린 부랑자들을 감금시키고 그들의 인권을 짓밟았다. 그 중 일부는 고된 노동과 폭력을 감당하지 못하거나, 무리한 탈출을 감행하다가 죽음을 맞이했다. 수용소의 이름이 '선감원'으로, 억압을 자행하는 주체가 '군사정권'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소설은 당시 선감원 탈출에 성공한 실존인물 1의 증언과 취재를 바탕으로 한 르포르타주 형태를 띄고 있으며, 주인공 용운을 통해 당시의 상황을 총 3부로 구분하여 서술한다. 선감원에 수용된 원생들의 고통스러운 경험과 이어지는 탈출시도가 이야기의 골자를 이루며, 용운의 현재와 과거 2를 교차 시키는 방식으로 선감원과 당시 시대의 비극을 함께 묘사한다. 제목이 줄 수 있는 선입견 3과 달리 미스테리한 사건과 반전 등의 장치는 최소한으로 등장하며, 때문에 이야기 전개의 몰입도는 다소 낮다.
#만족지수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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