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우리 둘만 남은 건가?" 코리엘은 우주를 향해 소리쳤다.
"좋아, 누가 이기는지 한번 해보자."
SF 작가 제임스. P. 호건의 1977년 작.
2009년 국내에 출간되었으나 절판. 2016년 7월 25일 출판사 아작을 통해 복간되었다.
2027년의 지구. 어느 날 달의 표면에서 붉은색 우주복을 입은 사체가 발견된다. 검사 결과 사체는 인류와 동일한 개체임과 동시에 5 만년 전의 것으로 밝혀진다. 발견 당사자인 우주군은 이 사체에 '챨리'라는 이름을 붙이고 1세계 각지의 석학들을 동원해 조사단체 '그룹 L'을 창설한다.
과학자들의 의견은 고대인설과 외계인설로 나뉘어 대립하지만, 얼마 후 '챨리'가 화성과 목성의 궤도 사이에 존재하는 행성 출신이라는 것이 밝혀지고 이 행성을 '미네르바'라 명명한다. 또한 태양계 탐사팀에 의해 목성의 궤도 위성 '가니메데'에 존재하는 2천 5백 만년 전의 우주선과 거인족이 발견되고 이 거인들의 진화 계통이 '찰리'의 보관품 중 통조림에 든 생선의 그것과 동일하다는 연관성이 드러나게 된다.
'5 만년 전의 월인', '혹성 미네르바', '가니메데의 거인족' 간의 삼각관계 속에서 실마리를 풀어가던 가운데, 탐사팀은 거인족의 우주선에서 지구 신생대의 동물 샘플을 찾아내고, 이 사실을 바탕으로 오버 테크놀로지를 보유한 가니메데 인이 2천5백 만년 전에 지구의 생물을 '미네르바'로 이주 시켰으며, 결국 '챨리'는 그러한 지구 생물이 '미네르바'라는 행성에서 진화한 인류 즉 '지구의 후손'이라는 결론을 도출한다.
하지만 모든 의문이 풀렸다는 기쁨도 잠시, '그룹 L'의 한 생물학자에 의해 기존의 결론을 완전히 뒤엎는 가설이 제기되며 이야기는 의외의 결말에 도달한다.
'별의 계승자'는 범죄 현장과 범인이라는 상황이 등장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서스펜스 소설의 느낌으로 읽힌다. 가설과 반박 그리고 재가설로 이어지는 일련의 구조는 마치 범인의 트릭에 맞서는 탐정과 그런 행동을 비웃듯 예상 밖으로 움직이는 범인 사이의 쟁투와 닮았다. 때문에 '별의 계승자'는 '지적 호기심의 유발'이라는 SF 소설의 순기능과 동시에 독자 스스로 탐정이 되어 진실을 쫓는 쾌감의 경험을 모두 충족시킨다. 또한 호모 사피엔스와 네안데르탈인에 대한 실제 가설에 기반을 둔 마지막 반전과 후일담은 초반부의 복선을 깔끔하게 회수하며 예상 밖의 감동을 준다. 등장인물들의 개성이 다소 부족하고, 다가올 2027년이 작가의 상상처럼 되기는 힘들지도 모른다는 예상이 다소 아쉽기는 하지만, 40년의 시간차를 전혀 느낄 수 없는 말 그대로 '재미있는' 소설이다.
기존의 출판본이 절판된 탓에 중고책의 가격이 매우 높아진 작품이기도 한데 출판사 '아작' 덕분에 더 멋진 커버아트로 꾸며진 새책을 얻게 되어 독자로서 기쁠 따름이다.
#만족지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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