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의 방정식이라고 나는 생각했다. 선생과 학생, 가르치는 쪽과 배우는 쪽, 이끄는 쪽과 따르는 쪽, 억압하는 쪽과 억압받는 쪽의 조합부터 잘못되었고, 그러니 어떤 숫자를 넣어도 마이너스 답만 나온다".
미스테리 소설 작가 미야베 미유키의 장편 '솔로몬의 위증' 2014년 문고판(일반 단행본은 2013년)의 마지막 권 1에 추가 수록된 중편소설. 국내에는 동일 제목의 단행본으로 따로 발간되었다. 2
일본의 일관 교육 3사립학교 세이카 학원. 이 학교의 중등부 3학년은 총 72명이며 학급은 학생의 능력(학업성취도 + 기타 활동)에 따라 A~D 반까지 구별 편성되어 있다. 등급평가는 매년 한 번, 학년 초에 이루어지며 학생들은 이를 '교체전'이라 부른다. 학교는 동일본 대지진 이후 대규모 자연재해 대응을 목적으로 교실을 피난소로 가정해 하룻밤을 보내는 '피난소 생활 체험캠프'를 운영해 왔다. 반 별로 돌아가며 진행되던 이 프로그램에 문제가 발생한 것은 D 반이 참여한 6월 15일. 자정 무렵 '시모야마 요헤이'라는 학생이 무단으로 학교를 이탈하여 교문의 경보장치가 울리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학교 측은 요헤이의 돌발 행동이 당일 캠프 담당자 중 한명이었던 '호리 다케시' 선생의 '부적절한 언동'과 연관 되었다는 증언을 듣게 되지만 당사자인 다케시 선생은 그것이 전부 날조된 거짓말이라고 반박한다. 결국 이 사건은 학부영과 교사 간의 갈등으로 번져 호리 다케시는 학교에서 해고되고 그는 변호사 '후지노 료코'를 통해 자신의 무고함을 입증하려 한다. 그러던 와중 캠프 참가 학생 중 한 명이었던 '아키요시 쇼타'가 우울감에 자살을 시도하는 일이 발생하고, 쇼타의 아버지인 아키요시 다쓰히코는 사건의 진상을 확인하기 위해 사립탐정인 '스기무라 사부로'를 고용한다. 4
'음의 방정식'은 언뜻 학생과 교사의 갈등과 그로 인해 유발된 사건이라는 익숙한 공식을 따르는 듯 보인다. 하지만 소설 속에서 추리소설의 단골 소재인 '강력범죄' 행위는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단순한 교칙 위반, 거짓말, 가벼운 자살 소동 등 만이 갈등의 주된 결과로 나타날 뿐이다. 이러한 특징은 극의 내용이 확장되는 것을 최소화 함으로써 상대적으로 분량이 적은 소설에 어울리는 방식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독자가 인물 간의 갈등에 집중하게 만듦으로써 작품이 말하고자 하는 주제를 더 부각 시키기도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은 끔찍한 살인 사건이나 거대한 악의를 다루지는 않는 대신, 학생의 서열화와 교사의 역할 그리고 그 안에서 발화할 수 있는 폭력의 양상을 10대 초반의 감성 위에 나열함으로써 '미스테리 학원물'로써의 필요조건을 흥미롭게 충족시킨다. 5
'음의 방정식'은 '솔로몬의 위증'으로부터 20년 후의 시점에서 진행된다. 작중의 변호사 '후지노 료코'는 '솔로몬의 위증'의 모의재판에서 검사 역할로 활약한 후지노 료코와 동일인물이며 상대측 변호사 역할로 등장했던 간바라 가즈히코의 근황또한 언급된다. 6
전작에 애정을 갖고 있거나 짧지만 흥미로운 에피소드를 원하는 사람에게 적합한 작품이다.
#만족지수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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