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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의 국회의원 사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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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ndharva 2016. 10. 25.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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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우리 삶과 사회에 영향을 미치는 국회의원을 국민께서 잘 활용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그들이 누군지, 무슨 일을 하는지 자 알고 제대로 부리시기 바란다. 


2016년 3월 10일 20대 국회 마포구 을 공천심사에서 더불어 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컷오프 되었다. 이어진 재심 신청 또한 기각되었다. '윤상현 의원 막말 녹취 파문'의 반사이익으로 한때 31.6% 까지 상승했던 더불어 민주당의 지지율은 21.6%까지 폭락했다(리얼미터).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권유하는 지지자들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그는 당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그리고는 '더컸유세단'을 이끌고 총 94명 후보의 지원유세를 시작했고, 손혜원 후보를 자신의 지역구 당선자로 만들었다. 


이 책은 그렇게 야인이 되고 쓴 첫 책이다.


제목이 '국회의원 사용법'이니 온통 사용 지침으로 도배가 되어있을 것 같지만, 책은 총 3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첫째 국회의원 감별법(좋은 국회의원은 실명이 언급되어 있으나, 나쁜 국회의원은 그 유형만 언급한다. 하지만 연상은 가능하다.), 둘재 국회의원 사용법, 셋째는 국회의원 되는 법이다. 


'사용법'에서 몇 가지를 발췌하자면 다음과 같다. 


1)  국회의원이 싸우면 또 싸운다고 욕 만 하지 말고 이유를 좀 알아보자.

2) 국회 상임위에 대해 알아보고, 관심가는 의원이 어떤 상임위에서 무슨 활동을 하는지 알아보자. 

3) 일반 국민도 법을 만들 수 있다. 그 역할을 하는 소개의원이 누구인지 알아보자

4) 그 의원을 지지하던 그렇지 않던, 잘했으면 칭찬해주자(그러면 점점 사역할 수 있다)

    (혼자는 발이 떨어진다, 작더라도 모임을 결성해서 감사패 전달 정도 하면 엄청 좋아한다.)

5) 국회 홈페이지에서 국회의원 전화번호 전부를 다운로드 할 수 있다. 활용하자

6) 맞서 싸울 때 SNS나 문자로 용기를 불어넣어 주자, 무관심은 전투력을 상실시킨다. 

7) 특정 의원을 언급하는 1인 시위는 생각보다 매우 위협적이다. 

8) 부당하다고 생각되는 것에 대해 당에 팩스나 전화로 직접적인 행동을 하자.

   (그러면서 본인이 컷오프 당했을 때 폭주했던 항의를 예로 들었다)


개인적으로 참기 힘들 정도로 재미없는 영화나 책이라도 시작했으면 반드시 끝까지 본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최소한 그 작품의 전체를 알아야 온전한 비판권을 획득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회의원을 비판하기 위해 그들의 모든 것을 알아야 할 필요는 없다(알 수도 없고...). 그들이 누리는 권력은 헌법에 따라 일시적으로 이양된 것일 뿐, 본래 국민의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미 권력의 채권자로써 비판권을 확보한 셈이다. 하지만 내 명의 빌려주고 뒤통수 맞는 일도 현실에서 빈번한데, 국가 권력이 오가는 상황에서야 약속이 제대로 지켜질 리 만무하다. 금전관계에서야 늘 채무자가 을이지만 권력관계에서는 채권자가 을인 경우도 허다하다. 결국 가슴 앓이 하는 것은 국민뿐이다. 


그래서 제대로 알 필요가 있다. "돈을 빌려줬으니 양심이 있으면 제때 갚겠지"라는 태도가 현실에서 얼마나 허망한 것인지에 동의한다면 그것은 매우 효과적인 앎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제대로 된 선택과 비판이 상생할 수 있다. 그렇다면 무엇을 알아야 국회의원을 잘 안다고 할 수 있을까?. 그것은 '욕망'이라고 생각한다. 권력의 자장에서 결코 밀려나고 싶지 않은 욕망, 때로는 인력을 때로는 척력까지 발휘해가며 살아남으려는 욕망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정청래의 국회의원 사용법'은 '국회의원 욕망 파악 입문서'로 바꿔 읽어도 무방하다. 그는 이 책에서 국회의원의 생태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내지만 그 기저에는 결국 권력을 지향하는 자가 좋아하고, 두려워하고, 싫어하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녹아있다. 결국 권력의 대리인인 그들을 잘 사용한다는 것은 그들의 욕망을 제대로 아는 것과 다름없다. 다만 그것은 파편화된 것이어서는 안된다. 기업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자금의 흐름을 따라가야 하듯이, 그들의 욕망들 또한 유기적인 것이어야 한다. 다시 한 번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진정 '입문서'이다. 


야인 정철래의 두 번째 책은 그 '욕망'에 대한 '심화서'이기를 바란다. 이것은 정치인 정청래에 대한 지지 유무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그저 그들의 욕망에 대해 알고 싶은 개인적인 욕망일 뿐이다. 


cf) 이 책에는 '대통령 선거 이기는 법'이 부록으로 첨부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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