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300만 원씩 꾸준히 수익이 나는 가게는 절대 매물로 나오지 않아.
그런 거라면 집에서 놀고 있는 자기 자식들에게 물려주지.
창업 브로커들이 너에게 친절할 이유는 딱 하나야. 네가 호구이기 때문이지.
인천지검 공안부장의 에세이집.
쉽게 말해, 현직 검사가 쓴 검사와 세상에 대한 이야기다. 2018년 1월 발간.
검찰의 개혁이 시대의 화두인 시기에 현직 검사가 책을 냈다. 현직 판사도 에세이를 쓰고, 소설도 출간하는 판에 검사라고 못할리야 있겠냐만, 그래도 독자에게는 생소한 일이다.
재미있는 책이다. 저자는 총 스물네 편의 에세이를 통해 검사로서 마주한 사건과 사람, 슬픔과 분노, 그리고 익살과 성찰을 모두 풀어낸다. 직업 검사의 회환인 셈.
글솜씨가 매우 훌륭한데, 다소 냉소적이며 툭툭 이죽거리는 듯하나 그 안에서 인간에 대한 애정을 느낄 수 있는 문장이 인상적이다. 또한 저자 특유의 비유법이 눈에 띈다. 생소하지만 상황에 매우 적절하게 뒤따르는 데다가 독창적이기까지 한 다양한 비유적 표현들은, 비유법을 사용하는 문장을 쓰려 할 때 옆에 두고 레퍼런스로 삼고 싶을 정도이다.
법조인이 쓴 책들의 장점 중 하나가 비전문가들에게는 불가시의 영역인 법의 시각과 당위를 비교적 알기 쉽게 드러내 주는 것에 있는데, 이 책 또한 그 역할을 매우 충실히 한다.
'검사내전'은 장르의 특성상 순서대로 읽지 않아도 되며, 꼭 완독을 하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열두 번째 글인 [아이에게 화해를 강요하지 말라] 1와 그다음 글인 [산도박장 박여사의 삼등열차] 2는 꼭 읽어 보길 권한다.
'이 사회가 결코 외면하지 말아야 할 화두'라는 점에서 '저자의 글 솜씨 감상'이라는 점 모두에서 이 책의 백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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