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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의 죄(Innocent d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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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ndharva 2021. 2. 19.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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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날 필요로 하는 사람이 있다 해도, 이젠 그 사람에게 버림받는게 무서워요"

 

하야미 가즈마사(早見和真) 장편소설.

원제는 'Innocent days'로 2014년 발간되었으며, 국내에는 2020년 10월 번역 소개되었다. 

 

「JR. 요코하마선 나카야마 역 부근의 연립주택에 오전 1시 경 불길이 치솟기 시작했다. 소방대의 구조작업에도 불구하고 임신 중인 여성 한명, 첫돌이 지난 쌍둥이 자매가 불에 탄 사체로 발견되었다. 직장인 요양원에서 야간근무 중이던 가장 '이노우에 케이스케' 만이 화를 면했다. 

 

방화로 가닥을 잡은 경찰은 이노우에 케이스케의 옛 연인이었던 24세의 여성 '다나카 유키노'를 연행하여 조사를 시작한다. 그녀는 다량의 수면제를 이용해 자살을 시도하던 중 경찰에 의해 발견되었고, 깨어난 후 범행 일체를 인정했다. 

 

사건이 발생하기 2년 전 케이스케는 그녀에게 이별을 통보하고 지금의 사망한 아내과 결혼했다. 그 과정에서 유키노는 계속해서 케이스케의 주변을 멤돌았다. 경찰에 도움을 요청해봤지만 그녀의 스토킹 행위를 막을 수는 없었다. 이러한 그녀의 행적과 방에서 발견된 노트(케이스케와 그 가족에 대한 원망이 적혀있었다) 그리고 주택이 불타기 전 케이스케의 아내가 마지막으로 목격한 사람이 유키노였다는 사실 등을 바탕으로 경찰은 그녀를 범인으로 특정했다. 

 

매스컴은 젊은 여성의 끔찍한 방화살인 사건을 연이어 특종으로 다뤘다. 기사는 범죄사실에서 그녀의 성장배경과 외모에 대한 내용으로 확대되기 시작했다. 유키노는 사건이 일어나기 삼주 전 성형수술을 했는데, 언론은 그것이 범행을 은폐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단정지었다. 어느덧 사건은 '성형 신데렐라 방화사건'이 되었다. 

 

계절이 두번 바뀐 끝에 1심 선고가 내려졌다. 

 

-주문, 피고인을 사형에 처한다!.-

 

여러 명의 기자가 일제히 일어나 출입문으로 뛰처나갔다. 그리고 그 너머에서 "사형, 사형, 사형!" "성형 신데렐라 사형이다!!" 라는 외침이 난무한다. 

 

그 혼란 가운데 유키노가 가냘픈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죄,죄,죄송합니다." , "태, 태어나서 죄, 죄송합니다."

 

미디어를 통해 공개된 그녀의 처음이자 마지막 말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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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연인에 대한 집착이 그의 주변인을 살해하는 방향으로 흐르는 전개는 장르소설에서 식상한 소재이다. 때문에 이러한 설정의 대부분은 사건의 발단에서 일회성으로 소모된다. '무죄의 죄' 또한 크게 다르지 않다. 이 소설은 방화로 연인이었던 사람의 일가족을 참살한 '다나카 유키노'가 1심에서 사형을 선고 받는 부분에서 시작된다. 이와 유사한 선택을 한 작품들은 이 지점에서 분기를 결정한다. 피의자가 살인을 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독자가 납득할 수 있게 설명하거나, 그게 아니라면 사실 살인범은 따로 있다는 반전의 장치를 설치하는 것이다. 이 책의 저자는 충실하게 전자의 길을 따르는 듯 보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독자는 '유키노가 진짜 진범일까?'라는 의구심을 갖게 된다. 여러 등장인물들의 시점으로 드러나는 그녀의 과거에는 '극단적 선택을 할 수도 있는 유키노'와 '아무래도 그런 행동을 저지를 수 없는 유키노'가 양립하기 때문이다.

 

읽는 이에 따라 이야기의 온도를 완전히 다르게 받아들 수 있게 한다는 점이 이 작품의 매력이다. 

 

전체적으로 잘 만들어진 짜임새에도 불구하고 유키노와 관계를 맺어온 인물들의 일부 행동과, 그들에게 보이는 그녀의 태도에 납득되지 않는 부분이 있으며, 마지막 진실을 드러내게 만드는 설정이 그 전까지의 흐름과 잘 어울리지 않는다는 인상을 주는 점은 아쉽다. 

 

'파격적 구성' , '충격적인 결말' 등으로 이 작품을 홍보하는데, 개인적으로 '먹먹함'이 더 어울리는 표현같다.

 

2018년 일본의 WOWOW 채널에서 동명(Innocent days)의 6부작 드라마로 제작되었다(츠마부키 사토시, 다케우치 유코 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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