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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손(神の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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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andharva 2019. 8. 1.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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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락사를 행하는 의사는 신의 손을 위임받게 되는 것입니다!” 




구사카베 요(久坂部羊)의 장편소설. 2010년 일본에서 출간되었으며, 국내에는 2012년 소개되었다. 



교토에 위치한 시립 교라쿠 병원의 외과 과장 시라카와 다이세이는 항문암 말기로 극한의 고통을 겪고 있는 21세의 남성 후루바야시 쇼타로의 치료에 난항을 겪는다. 의학적으로 회복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환자의 고통을 제어할 수 있는 방법은 마취제인 '케타민'을 투여하여 의식을 잃게 만드는 것뿐. 하지만 쇼타로가 겪는 격통은 수시로 케타민의 효과를 상쇄시키고, 그는 자신을 죽여달라며 절규한다. 결국 시라카와는 보호자인 이모 아키코의 동의하에 다량의 케타민을 투여하여 쇼타로의 호흡을 정지시킨다. 


얼마 후 교라쿠 병원에 쇼타로의 죽음에 의문을 제기하는 투서가 배달되고, 이 일로 인해 시라카와는 과실치사와 살인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게 된다. 그런 가운데 일본 의료의 개혁과 안락사 법의 제정을 주장하는 급진파 단체 JAMA(Japan All Medical Association)는 언론을 이용하여 시라카와를 안락사의 선구자로 추켜세우고, 안락사를 반대하는 단체인 '저지련(안락사법제화저지연합)'과 격렬하게 대립한다. 


안락사와 일본의 의료 권력을 둘러싼 싸움은 점점 가열되어, 결국 관계자가 실종되거나 죽음에 이르게 되는 상황까지 악화된다. 그들이 이를 통해 얻고자 하는 것은 무엇이며, JAMA와 정계의 권력자까지 조종하며 암약하는 '선생'의 정체는 무엇인가? 


'신의 손'은 안락사를 주 소재로 삼고 있지만 그에 대한 윤리적, 철학적 논쟁으로만 구성된 작품은 아니다. 오히려 안락사는 소설 속에서 다뤄지는 사건들의 발화점으로 작용하며, 실질적인 내용은 의료 업계 내의 권력투쟁과 그 속에서 각자의 욕망을 달성하려 하는 인간들의 군상극으로 이루어져 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모든 것을 조종한다는 '선생'의 존재와 극이 진행됨에 따라 추가되는 등장인물들의 죽음으로 인해 이야기는 추리소설의 형태를 띄며, 그 점이 결말 부분에 등장하는 반전과 맞물려 몰입감을 높인다. 하지만 후반부에 발생하는 극단적인 상황들에 비해 대립하는 인물들의 동기가 설득력 있게 그려지지 않으며, 인물들의 투쟁 상황을 구체적으로 묘사하기 위해 등장하는 법리적, 제도적 설명들이 다소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다. 


저자인 쿠사카베 요는 자신의 테마가 '의료의 어둠'이라고 말했는데, 그의 말처럼 이 작품에서 등장하는 주요 인물 중 인간에 대한 애정과 윤리의식을 드러내는 인물은 두 세력 사이에서 고분분투하는 '시라카와 다이세이'가 유일하다. 


현재 SBS에서 방영 중인 드라마 '의사 요한'이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하지만 인물이나 구성이 매우 다른 점을 볼 때, 안락사에 관한 부분만을 차용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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